[인터뷰]'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 “이젠 아티스트로…”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9시 07분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 등 쟁쟁한 라이벌들이 일합(一哈)을 겨뤄왔지만 90년대 팝의 여왕(디바)은 별 이견없이 머라이어 캐리(29)의 몫이 될 듯하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1500만장의 앨범 판매기록을 세운 그는 한 달 전 내놓은 9집 앨범 ‘Rainbow’의 타이틀곡 ‘Heartbreaker’를 자신의 14번째 빌보드 싱글차트 1위곡으로 만들었다. 이 노래로 90년 데뷔 이후 매년 한 차례 이상 1위곡을 뽑아낸 그는 최다 1위곡 보유 여가수로 꼽히고 있다. 그룹 ‘슈프림스’를 두 곡 차로 제쳤으며 3위 마돈나(11곡)도 눌렀다.

9집 홍보차 홍콩을 방문한(19∼21일) 그를 20일 그가 묵고 있는 홍콩 하얏트그랜드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팝가수로는 이례적으로 공식 기자회견장에 한국 ‘머라이어 캐리 팬클럽’ 대표 2명 등 아시아 지역 팬 60명을 초청해 10년차 가수로서의 원숙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팝발라드를 중심으로 종종 리듬앤블루스(R&B)를 접목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뜻 밖에도 이번에는 제이 지, ‘스눕 도기 독’ 등 힙합 가수들과도 공동 작업을 했는데….

“‘Rainbow’란 앨범 제목대로 이제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다. 힙합의 본산지인 미국 뉴욕 토박이라 힙합 장르가 별로 낯설지 않다. 이제 노래만 부르는 ‘디바’의 이미지 대신 나만의 음악적 색깔을 내는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싶다.”

―그럼에도 9집의 몇몇 노래에서는 디바로서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음 영역을 강조했는데….

“몇 년간 ‘유리 깨지는 듯한(glass―shattering)’ 음역을 자제했더니 팬들이 다시 들려달라고 요청해 왔다. 또 90년대 마지막 앨범이라 내 특기를 살리고 싶었다.”

―탱크톱(배꼽이 드러나 보이는 민소매 티셔츠)과 팬티에 가까운 핫팬츠 차림의 9집 표지에 대해 “머라이어가 이제 몸으로 승부한다”는 등 말이 많은데….

“이것 참…. 마돈나나 재닛 잭슨이 섹시한 차림으로 나오면 ‘특이하다’고 하면서 왜 나의 변화에 대해서는 비아냥거리거나 시큰둥한지…. 원래부터 그런 이미지를 살리고 싶었다. 이 역시 디바라는 이미지가 제약하는 것 같다.”

―내년 초 제작에 들어가는 영화 ‘All That Glitters’에서 주연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역시 아티스트로서의 준비 단계다. ‘Heart…’의 뮤직비디오에서 1인2역으로 나오면서 음악만큼 연기도 중시했다.”

〈홍콩〓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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