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돌연사 심장질환 '긴 QT 신드롬'

  • 입력 1999년 11월 21일 20시 28분


건강하게 보이던 7세짜리 어린 소년 빌리는 플로리다의 집에서 잠을 자다가 수수께끼처럼 세상을 떠났다. 건강하게 보이던 19세의 소녀도 수영을 아주 잘하는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영장에서 거의 익사할 뻔한 경험을 한 다음 세상을 떠났다. 건강하게 보이던 30세의 여성은 축구를 한 다음에 수돗가로 물을 마시러 갔다가 그대로 쓰러져 사망했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

이 세 사람의 사망원인은 ‘긴(long) QT 신드롬’이라는 심장질환이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이 질환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어린이와 젊은 성인들은 무려 4000명에 이른다.

긴 QT 신드롬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유전성 질병으로, 심장근육이 갑자기 세동(빠르고 얕게 박동하는 것)하기 시작하면서 피가 순환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 몇 분 안에 심장에 충격을 주어 심장박동을 정상으로 되돌리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긴 QT 신드롬을 가진 환자의 심장이 갑자기 세동을 하도록 자극하는 요인으로는 수영 등 격렬한 운동이나 강렬한 감정 등이 꼽히고 있다.

▼평소 심장박동간격 길어▼

그러나 긴 QT 신드롬을 가진 환자들 중 3분의 1이 평소에는 아무런 증세를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의사들은 젊은 운동선수들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죽음 중 대부분이 긴 QT 신드롬으로 인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긴 QT 신드롬이라는 병명은 심전도상에서 심장의 박동 간격을 의미하는 QT라는 용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긴 QT 신드롬을 갖고 있는 사람의 QT는 정상인보다 약간 길다. 그러나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경우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긴 QT 신드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부정맥으로 인한 돌연사 재단’은 이유 없이 기절을 한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심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뒤 주로 발생▼

현재 긴 QT 신드롬의 치료제로는 아드레날린 작용 억제제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환자의 90%에서 아드레날린 작용 억제제는 심장의 박동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아드레날린 작용 억제제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페이스메이커(심장박동 조절장치)라는 장치를 심장에부착해서심장박동을조절하거나, 심장의박동이상을즉시 감지해서 바로잡을 수 있는 자동 세동제거기를 이용한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health/102699hth―brod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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