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미평고, 학생들 여행기 모아 '소록도 체험기' 발간

  • 입력 1999년 11월 16일 11시 02분


“연주를 시작했다. 나환자들은 환호했다. 나는 부끄러웠다. 그들은 몸이 병들었지만 마음은 선했다. 우리는 몸은 성하지만 마음이 병들어 있다.”(L군·17·‘TV에 그려진 자화상을 보며…’ 중에서)

충북 청주시의 미평고(청주소년원)가 학생들의 여행기를 모은 ‘소록도 체험과 문화유적 답사기’(162쪽, 두손기획)라는 책을 내 15일 학교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에는 학교측 주선으로 8월 말 전남 고흥의 소록도 나환자촌과 인근의 문화유적지를 찾은 이 학교 악대반 학생 등이 쓴 여행기 16편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여행기에서 나환자들에게 음악연주를 들려주고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는 사이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 보고 새출발을 다짐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H군(18)은 ‘영원한 추억, 그것은 깨달음이었네라’라는 글에 “소록도에서 두끼를 지어먹었다. 여간 어렵지 않았다. 하물며 반평생 밥을 짓느라 고운 손에 주름이 잡히신 어머님은…”이라고 적었다.

A군(18)은 ‘아주 특별한 외출의 발자취’란 글에서 “소록도 방문을 계기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썼다.

이 학교 이태호(李泰浩)교장은 “효과가 좋아 앞으로 정기적으로 이같은 성격의 여행을 추진할 계획”고 말했다.

미평고는 벌금 이하의 형에 해당하는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14∼20세)들의 보호기관이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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