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덕지덕지 간판 "도심흉물 따로 없어"

  • 입력 1999년 11월 9일 19시 58분


젊은이들로 늘 북적대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 뒷골목 유흥가. 건물마다 무수히 많은 간판이 무질서하게 달려 있어 보행자의 눈을 어지럽게 한다.

▼건물 창문 볼수 없을 지경▼

한 3층짜리 건물은 간판으로 온통 뒤덮여 창문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 이 건물에 들어 있는 G노래방의 경우 1층 출입구 양쪽에 두개, 창문 위에 1개, 돌출형 간판 1개와 입간판 1개 등 모두 5개의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다른 업소도 평균 2,3개의 부착간판과 1개의 입간판을 내놓고 있는 등 이 건물에만 20여개의 간판이 달려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신촌역 앞, 성신여대 앞, 노원역 앞, 신천역 앞, 영등포역 앞 등 서울시내 다른 유흥가에서도 비슷했다.

▼도로변 입간판에 통행 방해▼

무질서하고 어지럽게 내걸린 간판은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불편하기도 하다. 특히 불법으로 규정된 입간판은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에 상당한 불편을 준다. 입간판을 좁은 골목길에 내놓아 차량이 지나갈 경우 보행자들은 꼼짝 없이 옆으로 비켜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

6월 말 현재 서울시에 신고된 간판수는 모두 61만여개. 그러나 입간판은 제외돼 있기 때문에 실제 간판수는 80만개 가량 되며 이 가운데 불법 간판은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 워낙 많아 단속보다는 자율정비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입간판의 경우 단속중엔 치웠다가 끝나면 다시 내놓아 단속에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벌 규정 약해 단속 별무효▼

불법 간판을 적발해도 즉시 과태료 등을 부과하지 못하고 일정기간 철거를 유도해야 하는 미약한 처벌규정도 불법 간판 난립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일산(경기 고양시)과 분당신도시(성남시) 일대 유흥가도 서울과 사정이 비슷하다.

도시연대 최정한(崔廷漢)사무총장은 “업소 간판은 이제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꾸민다는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행정적 규제와 별도로 업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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