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구대성 팀4연승 수훈…"내가 진짜 구원왕"

  • 입력 1999년 10월 19일 18시 52분


시즌내내 ‘타고투저’현상이 두드러졌던 99프로야구 정규리그. 하지만 ‘저승사자’처럼 팀의 승리를 지켜낸 특급 소방수들이 있었기에 투수들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진필중(두산)과 임창용(삼성). 이 두 특급소방수는 정규리그에서 각각 52,51세이브포인트(SP)를 기록하며 18년 프로야구 사상 첫 50SP의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달랐다.

정규시즌에서는 특급 소방수였지만 이들은 포스트시즌에서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

진필중은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나왔지만 단 한경기도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3과 3분의 2이닝 동안 나와 3실점해 평균자책 7.36으로 1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진필중이 무너진 것이 두산이 한화에 4연패한 가장 큰 이유.

임창용도 마찬가지.

17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호세에게 끝내기 역전 3점포를 맞고 끝내 마운드에서 눈물을 흘렸다.

4경기에 나와 평균자책 4.38에 1패2세이브의 성적.

삼성이 막판 한화의 추격을 뿌리치고 매직리그 1위를 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그때의 그와는 ‘하늘과 땅 차이’.

이런 면에서 한화 구대성은 진정한 구원왕으로 꼽힐 만하다.

정규시즌에서는 32SP로 눈에 띄지 않았던 그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놀랄 만한 호투를 했다.

구대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2,3차전을 내리 마무리로 등판해서 두산 ‘핵방망이’를 상대로 1승2세이브를 올렸다.

그가 있었기에 한화가 전문가들의예상을깨고두산에 내리 4승을거둘수있었던 것.

구대성의 포스트시즌 컨디션은 만점. 평균자책 2.70에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을 단 한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과 롯데 중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뒷문’이 단단한 한화를 쉽게 공략하기는 힘들 것 같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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