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김병렬, 마라톤결승선 착각 한바퀴 더돌아

  • 입력 1999년 10월 15일 18시 45분


“마라톤은 순위보다 완주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올림픽 등 사진촬영의 편의를 제공하는 큰 대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결승테이프가 없다.”

“마라톤 규정에 결승테이프를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법도 없는데 왜 선수와 관중에게 혼란을 줘가면서까지 육상연맹이 그런 것을 고집하는지 한심하다.”

15일 열린 제80회 인천체전 마라톤의 골인장면을 두고 일선 감독과 육상연맹관계자간의 논란이다.

문제는 이번 대회 마라톤 코스가 주경기장에 들어오자마자 골인하게 돼 있는 데서 발단됐다. 보통 경기장에 들어와 트랙을 한바퀴 돈 뒤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과는 다른 것. 이날 1위로 들어온 김병렬은 트랙을 한바퀴 돈 뒤 골인하는 줄 알고 이미 결승선을 통과했는데도 계속 달렸다. 경기임원들이 트랙에 들어와 “끝났다”고 소리치며 잡으려 하자 김병렬은 파울을 의식해 안 잡히려 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를 본 관중들은 “결승테이프만 있어도 어디가 골인지점인 줄 알 수 있을 텐데…”라며 어리둥절한 표정.

육상연맹측은 “지난해 체전에서도 그랬고 방콕아시아경기대회때도 결승테이프는 없었다”며 경기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종 억울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과연 육상연맹이 규정에도 없는 걸 지킬 정도로 우직한 겁니까. 아니면 시대에 한참 뒤떨어질 정도로 우매하고 고루한 겁니까.” 한 원로 체육인은 안타까운 듯 혀를 차고 있었다.

〈인천〓특별취재반〉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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