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원년멤버 이버츠 "다시 뽑길 잘했네"

  • 입력 1999년 10월 7일 19시 33분


“2년만에 다시 서는 한국팬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자프로농구 골드뱅크클리커스의 ‘백인용병’ 에릭 이버츠(25).

97년 한국프로농구 원년리그에서 득점 2위(한경기 평균 32.2점), 리바운드 3위(평균 11.1개)에 오르며 이름을 떨쳤다. 그는 내친김에 “한국에서 뿌리를 박겠다”고 다짐했으나 2년동안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비운의 용병’.

나산플라망스 소속으로 맹위를 떨쳤던 그가 두번이나 한국행에 실패한 것은 탄력이 좋은 흑인 선수를 선호하는 한국프로농구의 풍토 때문.

농구에 관한한 왠지 백인은 흑인에 비해 약할 것 같다는 인식 때문에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그였지만 나산을 인수한 골드뱅크에서 그를 1순위로 지명하면서 한국행을 이루게 됐다.

지난달 일본 전지훈련 동안 가진 현지팀과의 연습경기에서 한경기 평균 27점을 넘는 득점력을 보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6일 기아엔터프라이즈와의 연습경기에서는 한마디로 펄펄 날았다.

지난시즌 준우승팀으로 막강 전력을 가진 기아를 상대로 34점을 뽑아내 골드뱅크가 98―95로 이기는데 주역을 맡은 것.

신장은 1m99. 센터로서 큰편은 아니지만 몸싸움에 강하고 슈팅력이 정확해 흑인용병들의 더블팀을 뚫고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한다.

한국에서 한시즌을 뛰어 사정을 잘 아는데다 음식을 가리지 않아 구단의 속을 거의 태우지 않는 것도 장점. 97년에 비해 몸무게가 늘어났으나 최근 훈련과 개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100㎏을 약간 웃도는 수준.

그는 “나를 많이 응원해 주었던 홈구장 광주팬 앞에서 경기를 갖는 날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