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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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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문재호교수는 최근 ‘진행성 근육병’ 환자를 살리기 위해 근육세포를 기증받아 배양하는 ‘근육세포은행’의 문을 열었다.
진행성 근육병은 2,3세 때 근육이 마비되기 시작해 12세쯤 되면 걷기 힘들어지고 몇 년 뒤 심장근육마저 마비돼 숨지는 병. 국내 환자는 2만여명이나 된다.
한때 불치의 병으로 여겨졌지만 97년 미국에서 정상인의 근육세포를 뽑아내 배양한 다음 환자에게 이식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문교수팀은 올초 미국에서 근육세포를 긴급공수해 손모군(7)에게 주입하는 시술에 성공했다. 문교수는 “손군의 근력이 시술 전보다 30% 좋아졌지만 1년은 지나야 성공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면서 “미국의 경우 수술받은 환자의 70∼80%가 호전됐다”고 설명.
그는 “그러나 2억원이란 엄청난 치료비가 들기 때문에 치료비를 줄이기 위해 세포은행의 문을 열었다”면서 “최근 S고 I고 등을 돌아다니며 근육세포 기증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근육세포 기증 대상은 8∼22세 남자. 허벅지를 부분마취한 다음 2g의 근육조직을 떼낸다. 최대 3∼4㎝의 ‘―’자형 수술자국이 보일락말락 나는 것 외엔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
그러나 기증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S고에선 200여명의 학생이 기증을 약속했지만 부모들이 말려 2명 만이 최종 승락했다.
문교수팀은 지난달30일 국내최초로 진수원군(성균관대1)으로부터 근육세포를 기증받았다. 진군의 동생인 수민군(경기고2)과 서종운(신일중3) 임기만군(〃) 등도 곧 근육조직을 기증할 예정. 02―3497―2640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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