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교통안내판 관리 소홀…시민 골탕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일요일 공휴일 주차 무료.’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옆에서 인사동으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의 주차구획선이 그려진 ‘공영노상주차장’엔 이런 내용의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회사원 임지택(林知澤·31·서울 은평구 갈현동)씨는 지난 일요일(19일) 오전 9시경 이 표지판을 믿고 이곳에 차를 세웠다.

▼무료 주차 믿었다 차 견인▼

그러나 오전 11시경 임씨가 볼일을 마친 뒤 주차장으로 돌아와 보니 차가 온데간데 없었다.

‘주차 위반으로 차를 견인해 간다’는 통지서가 표지판 기둥에 붙은 것을 보고서야 차가 견인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요일엔 무료’라는 안내문을 재차 확인한 임씨는 주차위반을 단속 중이던 구청 직원을 붙잡고 따졌으나 오히려 무안만 당했다.

▼「상관없는 표지판」 되레 타박▼

구청 직원은 “일요일엔 인사동이 ‘차 없는 거리’로 바뀌는 것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 안내 표지판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타박했다.

임씨는 혹시나 주차장 주변에 차 없는 거리를 알리는 안내문이 따로 있는지를 찾아 보았다.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주변 상가의 한 업주가 알려준 장소에까지 가 보았다. 그러나 안내문을 적은 표지판은 보이지 않고 표지판을 세워두는 쇠기둥만 덩그렇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서울시가 표지판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주차장 옆에서 필방을 운영하는 한원자(韓元子·45·여)씨는 “표지판은 사라지고 기둥만 있는 채로 방치된 지가 한달 가량 지났다”고 말했다.

임씨는 “차 없는 거리를 알리는 표지판이 없어진 것도 문제지만 ‘일요일엔 주차료가 무료’라는 안내판이 따로 있어 헷갈리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안내판은 형체도 없어▼

당국의 부실한 표지판 관리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8월초 집중호우 때 내부순환도로 성산대교 진출입로에 세워뒀던 임시 교통통제판을 비가 그친 지 수일이 지나도록 치우지 않아 운전자들이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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