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출생과 성장]메르세데스 벤츠

  • 입력 1999년 9월 1일 18시 23분


메르세데스 벤츠가 고급차의 대명사가 된 것은 ‘경쟁’과 ‘협력’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1886년 독일의 고틀립 다임러는 ‘말없는 마차’라는 이름의 모터를 개발해 ‘달리는 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같은해 역시 독일인인 칼 벤츠는 휘발유를 이용한 엔진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다임러는 자신이 개발한 모터를 자동차 선박 항공기에 응용하려는 야심을 갖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주력은 자동차 산업이었다.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칼 벤츠 역시 자동차에 쏟는 애정이 남달랐다. 방전이 된 배터리를 밤새 손재봉틀을 돌려 충전해준 아내 베르타의 헌신적인 지원 때문에라도 그는 자동차 개발을 멈출 수 없었다. 같은 시대에 똑같은 목적을 지닌 두 인물. 두 사람은 각자가 상대에게 가장 큰 경쟁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두 회사가 합쳐진 결정적인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패망한 독일이 심각한 경제불황을 겪게되자 두 라이벌 회사는 자동차 산업을 사수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생산에서 협력 관계를 맺었다. 협력 관계를 맺은지 2년 뒤에는 하나의 회사로 합쳐 ‘메르세데스 벤츠’가 탄생하게 됐다.

합병회사의 이름이 다임러 벤츠가 되지 않고 메르세데스 벤츠가 된데에도 사연이 있다. 이 사연은 벤츠가 세계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은 18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멜리넥이라는 오스트리아 사업가는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독일의 다임러 자동차를 알게 됐다. 그는 다임러에서 생산되는 차에 매혹된 뒤 여러 대의 자동차를 구입했다. 그 중 한 대에 셋째 딸의 이름인 메르세데스를 붙여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자동차 콩쿠르에 참가해 최고상을 받았다.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자 다임러 자동차는 곧 모든 차에 이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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