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를 넘봐? 그 뚱뚱한 할망구를?”
엉뚱하기 짝이 없는 동문서답의 주인공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설명하는 정신과 의사(빌리 크리스탈 분)와 신경쇠약증에 걸린 마피아 두목(로버트 드 니로 분).
‘이것을 분석하라’는 뜻의 ‘애널라이즈 디스(Analyze This)’는 후견인이 살해된 뒤 한없이 심약해진 마피아 두목과 재수없이 얽혀 들어가 그의 심리분석을 맡게 된 정신과 의사가 엮어내는 코미디 영화다.
좌충우돌 시트콤 정도에 그칠 수도 있는 이 영화를 살려낸 건 로버트 드 니로와 빌리 크리스탈의 연기력. 호흡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은 빠르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사만으로도 폭소를 자아낸다. 드 니로는 윽박지르는 표정으로 의사를 칭찬하는 등 코믹한 장면을 통해 과거 ‘대부’‘언터처블’ 등에서 보여줬던 마피아 두목의 어두운 이미지를 희화화해버린다.
총격전이 벌어지는데도 드 니로가 우는 등 때때로 연기의 과장이 드러나고, 의사의 결혼식 때마다 마피아가 나타나는 등 우연이 남발되는 게 흠. 그러나 황당한 소동의 와중에서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가 치유된다는 휴먼 드라마적 요소가 코미디와 함께 뒤섞여져 흥미롭다.
감독은 ‘사랑의 블랙홀’‘멀티플리시티’ 등을 연출한 헤롤드 래미스. 28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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