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우선주차제」홍보부족 시민 골탕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서울시내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거주자 우선주차제’를 시행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홍보가 안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옆 동네에 사는 부모님 댁을 방문했던 조모씨(35·강동구 천호3동)는 밤 늦게 대문을 나서다 차가 견인당한 것을 알고는 무척 속이 상했다. 분명히 빈 주차구획에 차를 세웠고 연락처를 적은 방문카드까지 차에 꽂아뒀는 데 차가 견인되고 만 것.

차량보관소에 견인이유를 따졌다가 “이의신청은 구청으로 하라”는 얘기를 들은 조씨는 구청측에서 “주간엔 괜찮지만 일몰 이후에는 주차할 수 없는 곳에 차를 세워뒀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조씨가 주차했던 곳은 ‘야간 우선주차제’가 적용되는 구획이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다.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현재 △주간 △야간 △전일사용 등 3가지로 구분돼 시행되고 있다. 각 구청은 우선주차제를 신청하는 주민으로부터 월 2만원(주간), 3만원(야간), 4만원(전일사용)씩의 주차료를 받고 있으며 주차구획에 고유번호나 신청자의 차량번호를 표시해 놓고 수시로 다른 주차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우선주차제에 대해서는 방문객 외에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도 일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주차료를 내고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을 내더라도 편하게 주차를 하고 싶어 거주자 우선주차제를 신청했다는 김모씨(40·은평구 증산동)는 최근 퇴근후 자신의 주차구획에 낯선 차가 세워져 있어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김씨는 “구청에 전화를 했지만 ‘담당자가 없다’며 계속 시정을 외면해 화가 났다”며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행정당국의 사전 준비와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96년 도입된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올 6월 말 현재 서울시내 이면도로에 마련된 총 주차구획 18만3212개소 가운데 2만9646개소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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