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이런 사람 복구현장 오지 마세요”

입력 1999-08-06 19:31수정 2009-09-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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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수재현장에 남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는 꼴불견 행태들이 적잖아 이재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전시성 방문〓수해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에게 줄줄이 찾아오는‘웃분들’은반갑지만은않은 존재. 도로 곳곳이 파여 가뜩이나 교통이 혼잡한데 방문단의 차량 행렬이 줄을 이어 도로가 꽉 막혀버리기 때문. 구호차량이 몇십분씩 꼼짝달싹 못하기 일쑤다.

일선 공무원들은 ‘웃분’들에게 수해 현황을 보고하거나 안내하느라 정작 수해복구와 이재민구호작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실정.

▽생색내기 사진촬영〓4일 오전 문산읍 문산초등학교 상황실에 한 통신회사 직원들이 찾아왔다.그들은 공무원들에게 “위문품을 가져왔는데 밖으로 나와 웃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해 주위를 어이없게 했다.

또 6일에는 구호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문산읍사무소 앞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남자 2명이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낚시꾼과 골퍼들〓‘홍수로 물이 뒤집히면 낚시가 잘된다’는 소문에 파주시 곡릉천 문산천과 연천군 한탄강 신천 백학저수지 등에‘분별없는’낚시꾼들이 찾아와 이재민들의 빈축을사고 있다.

또 파주 동두천 인근의 골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급승용차 행렬이 줄을 이었다.

▽민폐 봉사〓수해지역의 자원봉사자중에는 ‘도움’은커녕 ‘민폐’만 끼치는 사람도 있다.

복구현장의 좁은 길까지 승용차를 몰고 와 장비 통행에 지장을 주거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이재민들은 불평했다.

문산읍사무소직원 한성희씨(34)는 “맨손으로 찾아와 ‘장갑을 달라’거나 ‘장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재민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부터 파악한 뒤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연천·동두천·파주〓박종희·권재현·이헌진·선대인·박윤철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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