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스탠더드]‘미디어제왕’머독 한국선 고전

  • 입력 1999년 8월 5일 21시 30분


해가 지지 않는 언론 제국을 구축한 미디어 제왕 루퍼트 머독)도 한국에서는 맥을 못췄다.

머독의 뉴스코프사는 작년 2월 데이콤과 위성방송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외국자본의 위성방송을 허용하는 통합방송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바람에 협상을 보류했다.

서울에 체류하면서 협상을 주도했던 뉴스코프 관계자는 최근 미국 뉴욕으로 떠나면서 “통합방송법이 통과되면 그때 가서 다시 보자”고 데이콤에 통보했다.

뉴스코프와 데이콤이 협상을 시작한 작년초 이후 통합방송법안이 3차례 가량 국회에서 오락가락하자 뉴스코프측은 “한국만큼 사업하기 힘든 나라는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푸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뉴스코프가 진출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

언론통제가 심한 편인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도 머독은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뉴스코프는 외국 위성방송사로는 이례적으로 중국측 사업자와 합작 케이블TV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 방송자본의 진입을 극도로 꺼리는 인도는 얼마전 현지 유선중계 업체가 뉴스코프의 스타TV 위성방송을 재송출하는 것을 허용했다.

데이콤 관계자는 “뉴스코프 관계자들은 인도나 중국에 비해 훨씬 더 개방돼 있는 한국에서 위성방송 사업을 진행하기가 더 힘든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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