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선행을 가르쳐준 구두한짝

  • 입력 1999년 7월 18일 19시 45분


출근길 지하철을 탈 때였다. 막 발을 차안에 들여 놓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다시 내리는데 그만 문이 닫혀 발 한쪽이 갇혀버렸다. ‘앗차’하는 순간 버둥대서 겨우 발은 빠졌으나 구두가 벗겨져 차안에 떨어졌다. 차창을 두드리며 안을 들여다보니 한 신사가 내 구두를 집어 창가에 내비쳤다. 나는 출발하는 차에다 대고 “다음 정거장에 내려놔요”라고 소리쳤다. 그 외침이 그 신사에게 들렸는지 알길이 없었다. 쑥스러운 몇 분이 지난후 다음 지하철을 타고 다음 역인 타임스 스퀘어에 내렸다.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구두는 눈에 띄지 않았다. 포기하고 다시 차안에 들어와 돌아섰는데 바로 앞 플랫폼의 쓰레기 통 옆에 구두 한짝이 놓여있지 않은가. 순식간에 뛰어내려 구두를 집어든 나는 다시 그 차를 탔다. 주위 승객들의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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