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구 60억명시대]「식량 무기화」우려

  • 입력 1999년 7월 5일 19시 09분


지구의 ‘곳간’이 비어 가고 있다.

식량은 21세기의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이대로 가면 국제적인 ‘식량 무기화’ 현상마저 나오리란 예측도 있다.

세계농업기구(FAO)는 내년 세계곡물비축량을 올해보다 6.7%줄어든3억1500만t으로 예측하고있다. 이는 지구 인구가58일간 먹고 지낼 수 있는양으로FAO가 정한 최저 안정선인60일분에 못미친다.

세계의 연간 곡물생산량은 97년 이후 감소 추세다. 올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3% 줄어든 18억5800만t.

곡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주요 영양공급원인 어류 획득도 줄었다. 60년대 연간 2억t에 이르렀던 어획량은 84년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90년대에 들어서면서 8000만t 수준에 그치고 있다.

FAO에 따르면 98년 현재 식량부족을 겪고 있는 국가는 아프리카 43개국 등 세계 86개국이나 된다.

식량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는 방글라데시로 연간 103만1000t의 지원을 받고 있다. 북한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수단도 식량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세계 인구는 현재 8억명이 넘는다. 기아와 그에 따른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도 매년 1800만명이나 된다.

식량문제 연구가 중에는 중국에서 식량대란이 시작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이도 있다. 현재 12억명인 인구가 30년 뒤 16억명으로 늘어나게 되면 식량이 크게 모자라게 될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 따른 식생활 패턴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제는 곧 세계문제로 직결된다.

전통적인 곡물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95년 이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곡물을 수입하는 국가로 등장해 충격을 주었다. 중국인의 고기 소비량증가도 앞으로 국제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고기 1㎏을 얻으려면 사료용 곡물 2∼7㎏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인의 육류소비 증가는 곡물수요를 낳고 궁극적으로 세계곡물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곡물값 급등은 가난한 나라를 더욱 곤경에 빠뜨리게 된다.

식량난은인구에비해 생산이모자란것이며 식량생산 부족은인구증가에따른 도시화 등 환경파괴의 결과다. 결국 식량과인구 문제가 악순환의고리로연결돼 있는 셈이다.

각국은 식량난 해결을 위해 고심중이나 인구증가 억제와 식량증산이 논의될 뿐 뾰족한 대안이 없다.

전문가들은 농업기술 개선과 신품종 개발로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높이는 방안과 사막 등 이제껏 버려졌던 토지를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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