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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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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값도 엄청났지만 더욱 화제가 된 것은 거액을 들여 사들인 사람이 편지를 거저 샐린저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기 때문.
편지 뭉치를 산 노턴유틸리티 소프트웨어 전회장인 피터 노턴은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하는 작가들의 처지를 생각해 셀린저에게 돌려주기 위해 일부러 사들였다”고 밝혔다고 미국 ABC방송 등은 전했다.
27년전 당시 53세의 중년작가였던 샐린저는 우연히 뉴욕타임스 매거진에서 18세의 예일대생 조이스 메이나드의 글을 보고 칭찬 편지를 보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두 사람은 만나게 됐다. 이어 연애편지를 주고 받은 끝에 9개월간 동거하기도 했다.
메이나드는 그후 다른 남자와 결혼했으나 현재는 이혼한 상태. 연애편지를 경매에 내놓은 메이나드는 “아이의 학자금을 마련하려고 편지를 팔았다”고 밝혔다.
경매에 나온 샐린저의 편지는 72년 4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14번에 걸쳐 메이나드에 보낸 38장. 창작에 대한 고민, 명성을 얻은 다음에 갖게되는 괴로움 등을 솔직히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샐린저는 65년 최후의 작품을 낸 이후 현재까지 34년동안 공식석상에 한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것은 책 속에 있다”는 대답으로 일관해 왔기에 이번 편지는 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 기대를 모았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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