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株 집중분석]증권주, 환란후 4배 폭등

  • 입력 1999년 6월 20일 18시 41분


주식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을때 가장 먼저 주가가 오르는 업종은 증권주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업종은 단연 증권업. 증권업종 지수는 97년11월말 이후 지금까지 4배이상 뛰었다. 상승률 2위인 운수창고업은 같은 기간 170%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얼마나 올랐나▼

증권주들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10월말 403.44에서 17일 832.26으로 106.3% ‘뛰는’ 동안 증권주들은 ‘날아올랐다’.

현대증권은 이 기간동안 무려 588.1%나 올랐고 이어 세종(537.0%) 삼성(481.3%) 서울(441.3%) SK증권(432.5%)이 뒤를 이었다. 상승률이 가장 낮은 신영증권도 154.1% 올랐다.

▼강세 배경▼

증권주가 초강세를 보이는 것은 주식위탁매매수수료와 수익증권 판매수수료가 엄청나게 늘어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됐기 때문.

위탁매매수수료 수입은 작년 6604억원에 불과했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2조4632억원으로 뛰어오른 덕을 봤고, 수익증권 판매수수료 역시 간접투자시대가 열리면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에 힘입어 97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 3조2624억원의 적자를 냈던 국내 32개 증권사는 98회계연도에는 773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주가 차별화▼

그러나 모든 증권주가 앞으로도 유망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간 손익편차가 커진데 따른 주가 차별화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사이거나 사이버거래 또는 채권매매에 특화, 나름대로 강점이 있는 증권사가 아니면 자칫 남들 다 오를때 나홀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왕따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대신경제연구소 신규광 선임연구원은 동원 현대 삼성 등을 추가상승 여력이 큰 증권사로 꼽았다.

▼추격매수는 신중히▼

인터넷을 통한 주식매매, 즉 사이버거래 시장에서 불붙은 수수료 인하경쟁이 증권주 상승세의 최대 변수. 대우증권이 사이버 주식매매 수수료를 0.1%로 낮춘데 이어 동양 동원 신흥 신한 등 거의 모든 증권사가 경쟁에 가세하면서 수익성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수수료 인하경쟁이 확전(擴戰)돼 현재 사고 팔때 각각 매매대금의 0.5%를 받고 있는 일반 매매수수료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중개)업무는 사양산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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