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닥터]「발아현미 건강법」 각광

  • 입력 1999년 6월 15일 19시 16분


식품연구가 장세순씨
식품연구가 장세순씨
벼의 왕겨만 벗겨내고 쓿지 않은 현미(玄米)가 백미(白米)보다 몸에 좋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그러나 먹을 만한 현미는 드물다. 현미밥은 푸석푸석하고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 식품영양전문가들은 80∼100번을 씹고 삼키라고 권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겐 20번을 씹는 것도 ‘고역’.

최근 맛이 고소하고 소화가 잘 되는데다 영양도 기존의 현미보다 풍부한 ‘차세대 현미’가 뜨고 있다. 현미를 콩나물 키우듯 발아시킨 ‘발아(發芽)현미’. 일본에서 지난해부터 바람이 불고있고 국내에서도 이 현미밥을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발아현미를 살 수 없어 집에서 싹을 틔워 먹을 수 밖에 없었지만 최근 식품연구가 장세순씨(70)가 상품화에 성공했다.

장씨는 “중증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고생하다 발아현미밥을 먹은지 1년만에 건강을 되찾았다”면서 “지난해 여름 일본 요미우리신문 문화센터 72곳에서 ‘발아현미 건강’에 대해 강의하는 등 국내와 일본에서 발아현미건강법의 보급에 나섰다”고 말했다.

▽왜 현미인가?〓대부분의 과일이나 씨앗은 겉쪽으로 갈수록 영양가가 높다. 쌀도 마찬가지. 쌀눈과 속껍질에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속살’ 격인 배유(胚乳)엔 녹말과 당분이 대부분.

따라서 껍질을 홀라당 벗긴 백미에는 녹말을 뺀 탄수화물 비타민 지방 미네랄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가 5%에 불과하지만 현미에는 95%나 된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내에 있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도록 돕는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왕겨를 벗겨내면 식이섬유가 배아(胚芽)를 보호하기 위해 딱딱하게 굳어진다. 또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지만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피티산이 나온다. 게다가 시중의 현미는 덜 푸석푸석하라고 현미의 껍질을 깎아 영양이 적은 것이 많다.

▽발아현미는?〓‘현미+α’의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맛이 고소하고 소화가 잘 된다.

93년 독일의 막스프랑크식품연구소가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먹는 콩나물과 숙주나물에 영양이 풍부한 까닭을 연구하고 ‘모든 식물은 발아 순간에 영양이 가장 높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찬가지로 막 싹이 튼 발아현미에는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다른 현미보다 훨씬 많다. 비타민B1은 달걀20개, 우유 2ℓ, 쇠고기 두 근에 들어있는 양과 맞먹는다.

또 싹이 5㎜ 이상 되도록 발아시키면 인체면역물질 및 항암물질로 요즘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라비녹실란’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싹의 길이에 따라 먹는다〓장씨는 “발아현미의 싹을 5㎜ 이상 기른 결과 발아현미의 영양 구성이 싹의 길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

현미의 싹이 자라면 영양분이 줄면서식이섬유의비율이높아진다.

따라서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허약한 사람은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막 싹이 튼 현미, 비만이나 만성변비인 경우엔 싹이 5㎜ 이상 자란 것을 먹는 것이 좋다. 건강한 사람이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현미의 싹이 2.5㎜ 정도인 것을 먹으면 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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