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대학가 신종 「사이버커닝」 성행

  • 입력 1999년 5월 31일 19시 29분


인천 I대 3학년 김모씨(22·여)는 휴대전화 덕택에 이번 중간고사 전공시험을 ‘잘’ 치를 수 있었다. 먼저 답안을 작성하고 나간 같은 과 친구가 약속대로 휴대전화의 ‘문자제공서비스’를 이용해 자신의 휴대전화 액정화면으로 정답을 보내줬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가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같은 ‘사이버 커닝’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휴대전화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답안을 작성한 뒤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접속, 답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한번에 한글은 40∼70자, 영어는 80∼1백40자를 띄울 수 있어 객관식은 물론 웬만한 주관식 시험에도 이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누구에게나 답안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사람에게 커닝을 시켜줄 수도 있다.

답을 받는 학생은 휴대전화 수신신호를 진동으로 해놓거나 램프만 반짝거리도록 해놓기 때문에 들킬 염려가 없다. 휴대전화가 시계기능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 대부분의 대학이 시험 때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올려 놓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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