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s]세잔의 정물화 6,050만달러에 팔려

  • 입력 1999년 5월 17일 09시 28분


세잔의 정물화 중에서도 일급으로 꼽히는 ‘커튼 물병 과일 바구니가 있는 정물’(1893∼94)이 10일 저녁 소더비 경매장에서 세잔의 작품으로는 사상 최고 가격인 6천50만달러에 팔렸다. 이 그림의 원래 추정 가격은 3천5백만달러였다. 그림을 구입한 사람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경매에서는 세잔 외에 쇠라 등 인상파 화가들과 피카소 등 현대 화가들의 작품이 경매되었는데 이들 작품 역시 원래 추정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팔렸다. 우선 96년에 2백70만달러에 팔렸던 쇠라의 ‘풍경, 그랑드 자트 섬’(1884)은 이번에 거의 13배나 되는 가격인 3천5백20만달러에 팔렸다. 이 그림을 매입한 사람의 신원 역시 밝혀지지 않았다.

또 피카소의 주요한 작품인 ‘럼주병이 있는 정물’(1914)과 ‘신문’(1912)이 각각 7백90만 달러와 6백80만달러에 팔렸다. ‘럼주병이 있는 정물’은 콜라주와 회화의 효과를 재현한 작품이며 ‘신문’은 피카소의 분석적인 입체파 양식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시절의 작품이다.

이날 경매는 은행가이자 출판업자이며 전 주영대사였던 존 헤이 휘트니(82년 사망)와 뉴욕의 사교계 명사이며 자선사업가였던 부인(98년 사망)의 수집품을 경매하는 자리였다. 이들의 수집품은 그리스 선박업계의 거물이었던 스타브로스 니아르초스(96년 사망)와 전 주영대사였던 윌터 아넨버그의 수집품에 버금가는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휘트니 부인은 세상을 떠나면서 3억달러어치 이상의 미술품을 국립 미술관, 국립 초상화 미술관, 현대 미술관, 예일대 미술관에 기증했다. 그리고 나머지 작품 중 일부 그림과 조각품들이 그녀의 두 딸에게 상속되었다. 이날 경매에 나온 것은 두 딸에게 상속된 작품들인데 딸들은 상속세를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림들을 내놓았다. 이날 경매의 총 판매액은 1억2천8백30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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