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쌍방울 박정현, 시즌 첫 팀 완봉승 거둬

  • 입력 1999년 5월 10일 23시 00분


10일 프로야구 군산경기. 쌍방울에 올시즌 첫 팀 완봉승을 안긴 국내 최장신 언더핸드스로 투수 박정현(30·1m92)은 4대0으로 경기가 끝난 뒤 ‘사부’ 김성근감독과 진한 감동의 악수를 나눴다.

“11년 통산 승수가 63승이지만 오늘 경기가 가장 인상에 남을 겁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박정현은 한화의 다이나마이트 타선을 상대로 7회까지 4안타 볼넷 1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압도했다.

이로써 박정현은 올시즌 팀의 8승(20패2무)중 절반인 4승(1패)을 책임지며 방어율 선두(1.88)로 올라섰고 쌍방울은 유일하게 한화와 3승3패로 팀간 수지를 맞췄다.

박정현과 김성근감독의 인연은 88년 박정현이 수원유신고를 졸업하고 현대의 전신인 태평양에 계약금없이 연봉 6백만원짜리 연습생으로 입단한 1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평양 김성근감독은 키다리 박정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1년간 입에서 단내가 나는 지옥훈련을 시켰다.이를 소화해낸 박정현은 이듬해 역대 신인 최다승(19승)을 거두며 정명원(현대),최창호(LG)와 함께 태평양 돌풍의 ‘삼두마차’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큰 키에 비해 허리를 혹사하는 잠수함 투수인 그는 고질인 허리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94년 이후 4년간 1승도 올리지 못하는 잊혀진 선수가 됐다.

은퇴의 기로에 섰던 박정현이 다시 마음을 추스린 것은 98년 시즌중 현대가 쌍방울 조규제를 현금으로 데려오면서.이때 김성근감독은 현대에 ‘고물’ 박정현을 얹어달라고 했고 박정현으로선 제2의 야구인생이 열린 계기가 됐다.

한편 잠실과 부산에선 홈팀 LG와 롯데가 난타전끝에 각각 삼성과 해태를 8대7의 ‘케네디 스코어’로 물리쳤다.

LG 김용수는 올시즌 첫 1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롯데 성준은 9회 1사 1,2루에서 양준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김대익이 2루 대주자 김경진을 홈에서 아웃시켜 공 1개만 던지고 행운의 세이브를 올렸다.

인천경기는 현대와 두산이 올시즌 정규이닝 최장인 4시간11분의 접전끝에 6대6으로 비겼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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