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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7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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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다. 컴퓨터 인터넷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엔 이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켜뮤니케이션이 변하면 인류의 삶이 변한다. 정치 경제가 변하고 문학과 예술도 예외일 수 없다.
‘문학의 죽음’은 인쇄문화에서 전자문화로의 변화가 문학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문학의 죽음은 바로 워즈워스 괴테 발레리 조이스 등으로 대표되는 낭만주의와 모더니즘 문학이 죽었다는 것.
텔레비전, 컴퓨터, 영화 등이 오락과 지식의 원천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학이 어찌 주도적 예술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문학의 위기, 아니 문학의 해체는 어찌보면 대수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들이 늘어나고 문학청년도 줄어든다. 저자는 이러한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말한다. 고전적 의미의 문학에 대한 신뢰는 붕괴했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해체주의문학 등이 바로 문학 속의 권위를 해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82년 ‘상상의 도서관:문학과 사회에 대한 에세이’와 87년 ‘인쇄 기술, 글자와 사무엘 존슨’을 펴내 시대 변화와 문학의 관계를 연구해 온 저자는 이 책으로 ‘문학과 시대 3부작’을 완성했다.
그러나 그는 언어 자체에 대한 믿음은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 설사 문학이 죽어도 문학행위는 살아 남는다는 것. 즉 인쇄매체에 철저히 의존하는 문학의 낡은 권위를 해체하고, 문학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직까지 태어나지 않았던 새로운 문학의 탄생을 기대하며.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