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인터뷰]김병완 「무등산보호協」정책팀장

  • 입력 1999년 5월 4일 10시 41분


“무등산은 광주지역의 정신적 상징입니다. 시민의 휴식처이자 남도(南道) 문화의 요람인 이 산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으려면 시민의 힘을 모아 67%나 되는 사유지를 사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국내 국민신탁운동(내셔널 트러스트)의 효시인 ‘무등산 공유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광주지역의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이 협의회는 89년 무등산 자락에 방송 중계시설과 음식점 등이 들어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산악인들이 산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임을 만든 것이 시작이 됐다.

지금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YMCA 환경연합 흥사단 등 이 지역의 55개 시민사회단체들과 1천7백여명의 개인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이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시 당국의 관심도 높아졌다. 시당국이 관련 정책을 입안할 때 반드시 협의회의 의견을 들을 정도가 됐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올해 창립 1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지금까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적립한 1천6백여만원으로 무등산의 사유지 일부를 사들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단체의 정책팀장인 광주대 김병완(金炳玩)교수는 “시민 한 사람이 땅 1평씩을 사들이는 캠페인을 통해 토지 소유자의 개발욕구를 억제하고 무등산을 지키자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환경보전 명목으로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무작정 막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무등산 공유화 운동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

김교수는 “앞으로 무등산 보호운동을 단순한 환경운동 차원을 넘어 지역의 문화운동이자 역사운동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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