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올 판도 뒤죽박죽…타고투저속 홈런2배나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29분


프로야구가 이상하게 흘러 가고 있다. 현대 에이스 정민태가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92년 프로 입단후 8년 1백60경기만에 처음으로 세이브를 올리는가 하면 완봉은커녕 완투승을 올린 투수는 롯데 주형광에 불과하다.

중간계투인 LG 차명석이 다승 단독선두(5승)를 질주하고 4월도 채 가기 전에 교타자인 LG 이병규가 자신의 1년치 홈런(8개)을 다 때려내고 있다.

파워는 있지만 타격의 정교함은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됐던 롯데 슬러거 마해영이 열흘째 리딩히터를 지키고 있다. 신인 불펜투수인 롯데 정원욱은 잦은 등판탓에 규정이닝을 채워 방어율(1.27)과 승률(3승)에서 선두에 올라 있다.

반면 최고연봉 선수인 현대 정명원(1억5천4백만원)은 아직 1승은커녕 내리 3패를 당하고 있기도 하다.

극심한 타고투저속에 홈런은 사상 유례없는 대풍년을 맞았다. 8개구단 평균타율은 0.266으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81경기에서 홈런이 1백86개나 터져 경기당 2.3개의 홈런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는 지난해까지 17년 통산 경기당 홈런 1.36개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

반면 8개구단 평균 팀방어율(4.51)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드림리그에 비해 마운드가 취약한 매직리그는 선두 LG조차 방어율이 4.03에 머물고 있는 실정. 드림리그에서도 롯데(3.53)와 현대(3.99)만이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투수들이 궁지에 몰린 탓일까. 몸에 맞는 공도 급증했다. 경기당 1.19개로 통산 평균 0.89개를 크게 웃돌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로 작용하고 있다.

야구전문가들은 “호쾌한 공격야구가 펼쳐지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면서도 “이러다간 타격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여름을 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고개를 젓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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