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세리 강아지」 비글種 찬밥 신세

  • 입력 1999년 4월 14일 19시 50분


‘박세리 개’가 ‘퇴출’되고 있다. 프로골퍼 박세리가 소유해 ‘행운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작년 여름 50만원을 호가하던 애완견 비글종(種)의 몸값이 추락하고 있다.

몸에 알록달록한 점이 있는 비글은 성장했을 경우 몸길이가 30㎝ 정도인 것과 45∼50㎝ 짜리가 있다.

서울 윤신근애견종합병원 애완견센터의 경우 지난해에는 늘 15마리 이상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찾는 손님이 없어 아예 치워버렸다. 일부 가게의 판매가도 작년보다 최소 7만∼8만원이 떨어졌으며 되팔 경우 산 값의 절반.

비글이 외면당하는 첫째 이유는 ‘시끄럽기’ 때문. 집안을 들쑤셔놓는가 하면 한밤중 조그만 소리에도 ‘크엉’하고 쇳소리로 마구 짖어댄다. 이 때문에 가수 이승환씨도 ‘백돌이’를 최근 친척에게 넘겼다.

또 하나의 이유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푸들 요크셔테리어 말티즈커는 커도 몸무게가 3㎏ 남짓인데 비글은 생후 6개월이면 10㎏을 웃돌아 애완용으로는 부담스러워지는 것.

한편 박세리 자신도 최근 비글 ‘해피’를 팔고 슈나이저종(種)의 ‘해피’를 새로 사들였다. 박세리가 행복했던 지난해만큼 ‘해피’하지 않은 요즘의 비글이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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