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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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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달리 실버타운의 수도 적고 시설도 미미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이 돈을 내고 입주하는 복지시설은 전국에 19곳. 대부분은 독방을 갖춘 양로원 수준으로 20명 정도가 머무르고 있는 소규모 시설이다. 전도사 무의탁노인 사할린동포 등 특정인에게만 개방된 곳도 있다.
유료 노인복지시설 입주자는 보증금과 월생활비를 낸다. 전액반환하는 보증금은 5백만원부터 2억7천2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개인 또는 부부 단위의 방은 크기가 3∼32평. 방을 포함한 시설의 수준은 대개 보증금에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대개 식당 목욕실 도서실 헬스시설 등 기본적인 시설만을 갖추고 있다. 모든 생활이 해결되는 진정한 의미의 ‘실버타운’에는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송도병원이 운영하는 ‘서울 시니어스 타워’(서울 중구 신당3동)는 정기건강검진에 따른 건강관리, 수영과 포크댄스 등 자체 취미프로그램 운영, 나들이용 셔틀버스 운행 등 시설과 서비스가 비교적 좋은 편. 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의 ‘유당마을’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요양시설에 관심을 쏟는 점에서 독특하다.
스포츠를 즐기는 건강한 노인을 위한 휴양시설도 있다. 경기 화성군 정남면의 ‘라비돌’은 9홀의 골프코스를 비롯해 골프연습장 야외수영장 실내수영장 궁도장 게이트볼장 테니스코트 헬스시설 등 다양한 스포츠시설을 갖췄다.
2백41개의 객실 중 1백70개가 노인회원전용이며 나머지는 일반인용. 현재 노인회원은 1백80명선으로 대개 70대 안팎의 부부가 함께 머물며 운동을 즐긴다. 골프장은 50% 할인되며 나머지는 무료다. 17평짜리 방과 3개의 식당은 호텔수준. 라비돌에서 아내와 함께 3년째 머무르고 있는 한 할아버지(65)는 “공기 맑은 곳에서 골프 헬스 등산 수영 포켓볼 등을 하며 매일 활기차게 지내니 즐겁다”면서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노인휴양시설이 보편화하지 않아서인지 이런 곳을 꺼리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한다.
2000년 7월 입주예정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경남 시니어타운’은 ‘실버오렌지급’ 상류층 노인을 위한 시설. 지하 3층∼지상8층짜리 건물에 37∼45평짜리 아파트형 주거공간 2백13세대분을 갖출 이곳은 경남기업이 서울과 신도시 노인 2천5백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종 시설을 설치하는 ‘맞춤형 집’.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는 진료실과 물리치료실 특수욕실을 비롯해 칵테일바 테니스장 미용실 스크린골프연습실 수(水)치료실 등 부대시설, 사교춤 연극 파티 등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는 강당이 마련된다. 생활법률 부동산개론 문학 미술 등 강좌를 준비 중이며 민원대행서비스센터도 들어설 예정. 집 안에서 입주자가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을 경우 ‘생활리듬센서’가 이를 감지해 의무실에 경보를 울리게 할 예정.
45평형의 실평수는 25평정도지만 분양가는 평당 7백만원. 그러나 분양 시작 보름만에 교수 공무원 군장성 출신 등 1백50여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인기다. 경남기업 임진(任進)이사는 “‘돈 있는 노인’도 갈 곳이 없었지만 앞으로 실버타운 조성이 본격화하면 실버타운에도 ‘무궁화’를 매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화성〓나성엽·윤경은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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