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명산 순례①]유정열/창녕 화왕산

  • 입력 1999년 3월 17일 18시 36분


《유정열씨(관동산악연구회장)가 쓰는 산행안내칼럼 ‘신 명산’이 18일부터 굿모닝레저 (C7면·매주 목요일)에 연재됩니다. 유씨는 수필식 산악해설서인 ‘우리산 길잡이’(성지문화사)의 저자로 산경이 수려하고 산행하기 좋은 산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골라 안내할 계획입니다.》

진달래가 만발하는 경남 창녕의 화왕산(해발 757m). 관룡산에서 화왕산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진달래능선’이라 이름 붙인 곳이 있을 정도다.

어린 시절 살얼음 낀 개울에서 졸졸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즈음이면 조무래기들은 한데 어울려 뒷산이며 너른 들판을 쏘다녔다. 그러다가 허기지면 풀잎이나 진달래 꽃을 따 먹었고 배앓이에 오후 내내 뒷간을 오가며 아랫배를 쓸어내리곤 했다.

화왕산의 봄 꽃으로는 진달래 말고도 많다. 개나리 매화 산수유 칠쑥나무 외에도 제비꽃 냉이꽃 광대나무꽃 등등. 그런데도 화왕산은 화왕(花王)이 아니라 화왕(火旺)이다. 범람이 잦았던 낙동강 하류의 물기운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불기운이 왕성해야 한다는 풍수지리적인 뜻이 담긴 이름이다.

화왕산의 산세는 북쪽의 정상을 축으로 깍아지른 듯한 비탈과 동쪽 관룡산(해발 740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한 각을 이루는 형국. 멀리서 보면 철옹성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정작 산꼭대기에는 ‘십리평원’이라 불리는 커다란 분지가 있다.이 평원이 가을이면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산행〓27∼28일. 코스는 옥천리∼관룡사∼관룡산정상∼진달래능선∼화왕산성∼도성암∼창녕여중(3시간). 관동산악연구회 02―876―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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