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베네수엘라 知事당선 이레네 사에스

  • 입력 1999년 3월 15일 19시 00분


‘대통령 대신 지사.’

미스 유니버스 출신으로 3개월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레네 사에스(37)가 14일 실시된 마르가리타섬 지사선거에서 당선됐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에스는 71%를 득표, 29%를 얻는데 그친 사회민주당 후보를 큰 표차로 눌렀다. 그녀는 당선회견에서 “마르가리타섬에서 부패와 범죄를 추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르가리타섬은 이름난 관광지였으나 지금은 범죄와 매춘으로 얼룩진 낙후지역. 유권자들은 옛 영광을 되찾게 할 지사감으로 뛰어난 미모의 사에스가 적격이라고 판단해 몰표를 던졌다.

1백82㎝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사에스는 ‘베네수엘라의 바비인형’으로 통한다. 그녀는 81년 미스 유니버스가 된 뒤 패션모델이나 배우의 길을 택한 대다수의 미인대회 입상자들과 달리 대학공부를 마친 뒤 정치에 입문했다. 92년 수도 카라카스에 포함된 5개시 가운데 하나인 차카오시장에 당선돼 시정을 맡으면서 재정적자를 줄이고 범죄율을 크게 낮춰 ‘미인은 머리가 텅 비었다’는 통념을 깼다. 그녀는 95년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것을 발판삼아 지난해 대선에 나섰으나 유고 차베스현대통령에게 참패해 전국규모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때 정적이었던 차베스대통령의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변절자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미모를 무기삼아 모든 비판을 녹여버렸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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