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동계亞경기 스펙트럼]「꼴찌에도 갈채를」

  • 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한국 바이애슬론대표팀 홍병식 감독. 그는 1일 강원동계아시아경기대회 여자 15㎞개인 경기에서 11위부터 꼴찌까지 순서대로 들어오는 한국선수를 바라보며 남몰래 눈시울을 적셨다.

비록 하위권이지만 끝까지 완주해낸 선수들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했던 것.

‘경제한파’로 한번도 해외전지훈련을 하지 못했고 대신 70㎝짜리 롤러스케이트를 구입, 지상훈련에 매달렸다. 하체 힘을 키우기 위해 오대산을 오르내린 것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선수들은 경기 한달 전에야 겨우 눈위에서 스키를 탈 수 있었다. 이때문에 강호 중국과 카자흐스탄 등을 상대하기는 실전 훈련량이 턱없이 모자랐다. 사정은 크로스컨트리 대표팀도 마찬가지.

롤러스케이트, 롤러보드 등 각종 대체 장비가 동원됐고 지난해 여름 내내 폴대만 들고 언덕을 달렸다.

이들 종목은 팬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다. 관전이 어렵고 쇼트트랙의 짜릿함도, 알파인스키의 박진감도 좀처럼 맛보기 힘들기 때문.

그럴수록 홍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한다. “앞만 보고 달려라”고.

〈용평〓특별취재반〉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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