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中인권탄압 방관말고 비판을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00분


중국 사법당국은 최근 중국민주당(CDP)창당을 주도했던 시원리(徐文立) 왕유차이(王有才)천융민(陳永敏) 등 반체제인사들에게 국가전복죄를 적용해 각각 징역 11∼13년형을 선고했다. 재판은 불과 몇시간만에 끝났으며 일부는 변호사의 참관없이 진행됐다. 올들어 정치적 자유를 일부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처럼 보였던 중국 지도부는 또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이번 탄압은 중국내 정치적 자유를 확대해 달라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요구에 상반된다. 그러나 올여름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방문 경우를 제외하면 미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인권탄압에 소홀히 대처해 왔다.

무역상대국으로서의 중국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함에 따라 클린턴 행정부는 중국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중국이 파키스탄 핵개발계획에 기여했을 때도, 이란에 첨단 미사일기술을 수출했을 때도 미 행정부는 강한 비난을 삼갔다.중국은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경제제도를 개혁하고 사법제도를 개선했으며 정치자유를 확대했다. 10월에는 유엔 인권협약인 공민정치권리공약에도 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시원리처럼 중국이 서명한 국제조약에 명시된 내용을 실행에 옮기려 한 민주화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모든 정치적 표현을 억압할 경우 중국은 결코 국제사회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중국지도부는 알아야 한다.미 행정부는 중국의 인권탄압을 솔직하게 비판해야 한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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