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벌이 날다」 신예감독 민병훈씨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대학졸업작품으로 그리스 테살로니케영화제 은상,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대상과 비평가상 관객상을 석권한 감독. ‘벌이 날다(Bee Fly)’를 촬영 연출한 민병훈(閔丙勳·29)씨는 11월 한달새 도합 4만4천달러의 상금을 거머쥐고 일약 유명인으로 떠올랐다.

“프린트비용이 없어 빚얻어 출품한 건데…. 저도 수상이유가 궁금해서 영화제측에 물어봤더니 ‘가슴으로 만든 영화여서 심사위원들도 가슴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더군요.”

수상작 ‘벌이 날다’는 내전으로 황폐해진 타지크 사람들의 갈등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다. 이웃과 싸운 한 남자가 그를 골탕먹이려고 그 집 화장실을 파다가 뜻밖에 생명의 상징인 우물을 발견한다는 이야기. 대학입시에 실패한 뒤 러시아 국립영화학교로 유학간 것이 전화위복이 된 것같다고 소감을 피력. 민감독은 “우리 영화계가 ‘돈 되는’영화 대신 작가정신이 담긴 작품을 키워주었으면 좋겠다”며 “작은 일상을 그린 영화를 통해 세상이 따뜻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순덕기자〉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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