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벌써 12월…「반추의 계절」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41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11월의 마지막 달력을 뜯으며 생각하거니와,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것일까…. 시인은 고개를 젓는다. ‘떠나고 싶은 者/떠나게 하고/잠들고 싶은 者/잠들게 하고/그리고도 남는 時間은/침묵할 것!’(강은교)

전국이 흐리고 영동 산간지방엔 눈발. 굳이 눈 내리는 3월이 아니라도, 샤갈의 마을엔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단 눈송이들이 지붕과 굴뚝을 덮을 터인데…, 그 때 가만히 귀 기울여보라. 들리지 않는가. 그대 영혼의, 외로운 까마귀 울음소리가.

‘사랑은 어떻게 너에게로 왔던가/햇살이 빛나듯이/혹은 눈보라처럼 왔던가/기도처럼 왔던가/―말하렴!//사랑이 커다랗게 날개를 접고/내 꽃 피어 있는 영혼에 걸렸습니다….’(릴케)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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