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伊, 오잘란 독일로 추방해야

  • 입력 1998년 11월 24일 19시 49분


▼더 타임스▼

이탈리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압둘라 오잘란 쿠르드노동자당 당수는 쿠르드족에게는 카리스마적인 무장독립지도자이지만 터키에는 잔혹한 테러리스트다. 14년동안 3만5천명 이상을 살상한 혐의로 오잘란을 지명수배했던 터키는 이탈리아에 그의 신병 인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오잘란 문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맹국인 터키와 이탈리아의 외교관계를 단절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이탈리아정부는 오잘란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터키는 이탈리아에 전략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손꼽히는 무역상대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탈리아헌법은 외국인의 망명권을 보장하고 사형이 확실시되는 망명자의 본국 인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좌파는 유럽의 순진한 이상주의자들처럼 오잘란을 핍박받는 독립운동가로 평가하면서 정작 그의 테러행위는 문제삼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탄압은 지나칠 정도다. 고유 언어의 사용을 금지하고 문화를 말살했으며 군대를 보내 독립운동에 가담한 마을을 불태웠다.

그러나 쿠르드노동자당 역시 마약밀매, 관광객 암살, 독일 거주 쿠르드 동족들에 대한 협박 등 주저없이 폭력을 휘둘렀다.이모든테러는 최근까지 시리아에 머물러 있던 오잘란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

물론 독일은 2백만명에 이르는 터키계와 쿠르드계 이민자의 갈등을 야기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도 이탈리아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최상의 방법은 오잘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독일로) 그를 추방하는 것이다.

〈정리·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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