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라이벌 韓-日축구 사령탑 「희비」교차

  • 입력 1998년 11월 16일 19시 13분


‘허정무’와 ‘트루세.’

43세 동갑내기로 한국과 일본의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새 사령탑이다.

이 두 감독의 출발은 모두 좋았다.

허감독은 최근 끝난 카리브해올스타팀과의 평가전에서 1승1무로 합격점을 받았고 중국프로선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완승하는 등 대표팀 감독 데뷔를 순탄하게 이어갔다.

트루세감독도 지난달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기린컵 대회에서 이집트를 꺾고 첫승을 신고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들 양감독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허감독이 국내 축구계의 절대적인 성원 속에 강력하게 팀을 이끌고 있는 반면 프랑스출신의 ‘용병 지도자’ 트루세감독은 일본내의 많은 반발을 사며 주춤하고 있는 것. 트루세 감독으로서는 허감독이 마냥 부러울 뿐이다.

특히 허감독은 프로구단의 지원과 팬의 인기를 등에 업은 10대 스타를 이끌고 ‘신바람 축구’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트루세감독은 자신이 제의한 일본대표팀 강화안이 유보되는 등 벌써부터 꼬이고 있어 울상이다.

트루세감독은 내년 7월1일부터 18일까지 파라과이에서 열리는 남미선수권대회에 일본대표팀의 참가를 협회에 공식 요청했으나 일본프로축구(J리그) 실행위원회에서 각팀 대표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바람에 유보됐다.

J리그 각구단은 남미선수권 일정이 내년 6월14일부터 7월3일까지 열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아시아 예선과 겹쳐 자칫하면 선수를 이중으로 대표팀에 차출당하는 만큼 찬성할 수 없다는 것.

그 배경엔 최근 팽배하고 있는 J리그의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J리그는 최근 심각한 경제난의 여파로 지난달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요코하마 플루겔스의 합병 선언이 나온데 이어 이치하라의 대주주인 ‘JR(일본철도)동일본’이 지원 중단을 결정했으며 베르디 가와사키의 대주주인 요미우리 신문사마저도 축구와 절연을 선언하는 등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

허정무감독과 트루세감독의 이같은 명암교차가 한일 축구의 미래와 어떤 관련이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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