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화제]올 공쿠르상 수상 「비밀을 위한 비밀」

입력 1998-11-10 19:04수정 2009-09-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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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주 미드웨이에 있는 여성 흑인 대학교수 글로리아 패터의 집에 네 명의 여성이 모였다. 북아프리카 출신 프랑스인으로 이혼한 뒤 미국으로 건너온 대학교수 바베트 코헨, 프랑스 소설가인 오로르 아메, 노르웨이 영화배우로 알코올중독에 빠진 로라 돌, 그리고 집주인인 패터. 50대 초반으로 접어든 이들은 자신의 지나온 삶을 결산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의 올해 수상작인 폴 콩스탕(54)의 ‘비밀을 위한 비밀’은 4명의 여성들이 벌이는 대화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모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살벌한 분위기로 바뀐다. 이들은 저마다 상대방과 머리채를 잡고 싸울 만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잘난 척하지만 사실은 성(性)에 대한 갈증, 사랑의 부재(不在), 젊음에 대한 상실감으로 그들은 고통받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남자들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콩스탕은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이 네 여성이 겪고 있는 내밀한 감정의 궁핍상태를 뛰어난 필치로 그리고 있다. 가차없이 주인공들의 허위의식을 해부하면서도 끝까지 그들에 대한 이해와 동정심을 잃지 않고 있다. 4월 갈리마르에서 출판된 이 소설은 도덕성의 위기와 사회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미디어로 특징지어지는 세기말 미국사회와 대학사회에 대한 섬세하면서도 예리한 분석이기도 하다.

콩스탕은 4년전에도 ‘고베르나토의 딸’로 공쿠르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87년 ‘미혼녀의 세계’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에세이대상을, 90년에는 ‘하얀 영혼’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8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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