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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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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처럼 의지하던 독일 최대규모의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가 올 7월 오랜 경쟁관계에 있는 영국 런던증시와 전격 제휴키로 결정한 탓이다.
이 제휴는 내년부터 유럽단일통화인 유러의 출범을 앞두고 유럽최대의 런던증시와 유럽대륙내 최대의 프랑크푸르트증시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성사된 것.
따라서 한쪽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한곳에 상장하더라도 다른 증시로부터 추가비용부담없이 자본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됐다.투자자들도 편해진 것은 물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꼬마 거래소’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뒤셀도르프증시는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천덕꾸러기 기업’을 위한 특별 상장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거래소도 그리스계 독일인 기업을 대상으로 그리스증시와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한결같이 “형제 거래소를 저버리고 어째서 런던이냐”며 프랑크푸르트를 원망하면서.
사실 이들 꼬마 거래소들에 남을 탓할만한 자격은 없다. 영국과 프랑스에는 증권거래소가 수도에 한 곳뿐이다.
70년대(영국)와 90년대초(프랑스)에 지방 거래소들이 ‘살아남기 위해’ 자발적인 합병을 추진한 결과 중앙의 한곳으로 통합됐다.
하지만 독일은 달랐다. 철저한 연방제 정치제도가 말해주듯 지역감정이라는 경제외적인 요소 때문이었다. 이 나라의 지역감정은 “독일이 남북으로 분단됐더라면 절대로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말에서 잘 나타난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나라 안팎 금융기관들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동안 자기고집만 내세우며 변화를 거부한 7개 증권거래소들이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매우 비판적인 태도다.
〈김승련기자〉srk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