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오창석/영국인의 양보정신-예약문화

입력 1998-11-04 19:00수정 2009-09-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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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부임한 이후 한국과 가장 다르다고 느낀 것은 자동차문화였다. 시내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길을 잘못 들어 헤맬 때 영국인들이 보여준 양보정신은 정말 탄복할 정도다.

또 출퇴근시간에 신호등 고장으로 자동차들이 뒤엉켰을 때 아무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서로 양보하며 실타래 풀듯 서서히 풀어나가는 것을 보고 감탄한 적도 많았다. 출퇴근시간에는 런던의 지하철도 몹시 붐비는데 먼저 타려고 다른 사람을 밀어붙이거나 마구 뛰다가 충돌하는 광경은 보기 힘들다.

영국인들의 예약문화도 인상적이다. 영국 기업인들은 월별 활동계획에 따라 움직이며 주요간부들의 월별계획은 두세달전에 채워진다. 반면 영국을 방문하는 한국 기업인들은 대부분 보름전이나 1주일전에 통보하는 경우가 많아 영국 기업인과의 상담 주선이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얼마전 재영국교포들과 영국인의 장단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장점으로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첨단분야에 강하다, 법을 잘 지키고 정직하다, 독서와 스포츠문화가 발달해있다, 정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해 정보를 세밀히 분석하며 보관도 철저히 한다, 특정주제에 대해 잘 알면서도 남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등이 꼽혔다. 반면 개인주의적이고 인정이 없다, 친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등이 단점으로 꼽혔다.

은근과 끈기, 불굴의 투지를 지닌 한국인들이 예절과 양보의 미덕을 지닌 영국인들과 보다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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