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최고 수훈 ＬＧ 손혁

“아, 프로가 느린 공도 못친단 말이야.”

LG 손혁의 피칭은 한 관중이 내뱉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시속 1백40㎞로 오던 직구가 갑자기 1백9㎞의 초슬로커브로 변한다. 마치 동네 꼬마들이 던지는 ‘아리랑볼’ 같다.

이날 그의 두뇌피칭이 돋보인 장면. 6회 2사 3루에서 손혁은 4번 쿨바와 맞섰다. 쿨바는 이전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 감이 좋은 상태. 쿨바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던 손혁은 승부구로 1백12㎞ 커브를 던졌다. 2루수 땅볼. 7회 2사 2,3루.

손혁은 대타 박종호에게 2스트라이크 2볼에서 1백18㎞ 커브를 구사했고 박종호의 배트는 허공만 갈랐다.

손혁은 박찬호(LA다저스)와 공주고 동기로 지금도 태평양을 건너 우정을 나누는 사이.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