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오픈 아마 첫 우승 김대섭은 누구?

  • 입력 1998년 9월 21일 06시 44분


스코어보드 옆에서 말없이 담배만 피우는 아버지 김충만씨(44)를 김대섭은 꼭 껴안았다. 어려운 형편에도 아들을 위해 삶의 터전을 제주도에서 경기 의정부로 옮긴 아버지였다.

초등학교때부터 하던 야구를 그만둬야 할 만큼 어려운 살림. 김대섭은 제주 중앙중 1년때 아버지가 보수원으로 일하던 오라CC를 찾은 뒤 골프가 운명이라고 느꼈다.

결국 아버지는 제대로 골프를 가르치기 위해 올해초 아들을 제주 남녕고에서 골프명문 서라벌고로 전학시켰다. 전 재산인 제주의 작은 식당까지 정리하며….

그리고 아들의 대회 출전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도 전세에서 사글세로 줄였다. 살림은 의정부 뒷골목에서 포장마차로 근근이 꾸려갔다.

김대섭은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온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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