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TV영화/12일]거미의 계략-행복한 인질-네미시스

  • 입력 1998년 9월 11일 19시 26분


▼거미의 계략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주연 지우리오 브로기, 아리다 발리. 70년작.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톨루치의 진보적 모더니즘과 서정적인 영상미가 녹아있는 베르톨루치의 초기작. 청년시절 정치성 짙은 시집까지 냈던 베르톨루치는 네오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경계에서 자신의 ‘제작강령’인 정치성과 풍부한 질감의 화면을 마음껏 펼쳐냈다.

제목에 계략이란 단어가 들어갔지만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이탈리아의 한 시골마을에 찾아온 아토스 마냐니(브로기)는 반파시스트 영웅으로 추앙받던 자신의 아버지(아들과 동명이다)의 정부(情婦)를 만나 옛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자신의 배신을 감추기위해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했다는 사실을 알고 몸서리를 친다는 플롯이다. 결국 베르톨루치가 던진 메시지는 파시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인의 실존에 대한 물음이다. 이러한 그의 독창적 영화문법은 베르톨루치 개인에 대한 자문자답(自問自答)이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에서 보여준 성(性)의 정치적 접근까지 이어졌다. (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행복한 인질

감독 짐 에이브러함스. 주연 대니 드비토, 배트 미들러. 86년작. 골치덩어리인 아내를 살해하려다 아내가 납치범에게 인질로 끌려간 후 남편이 벌이는 해프닝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그린 코믹물. 샘(드비토)은 정부(情婦)와 결혼하기위해 바바라(미들러)가 죽기만을 바라는 인물이다. 어느날 우연히 바바라가 납치법들에게 인질로 잡히고 물론 샘은 ‘관망’만 한다. 하지만 바바라는 오히려 잡혀있는 동안 운동을 열심히 해 살이 많이 빠지자 인질범들에게 감사해하고 범인들과 동지애까지 느끼는데…. 가볍고 유쾌하게 그린 미국판 ‘마누라죽이기’. (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네미시스

감독 앨버트 퓬. 주연 올리비에 그루너, 팀 토머스. 93년작. 2027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이미 일반화된 사이보그는 경찰의 주 퇴치대상이다. 민완형사 알렉스(그루너)는 이 골치덩어리들을 처단하려다 중상을 입고 자신도 반(半)사이보그가 되지만 계속 사이보그를 퇴치하는데 앞장선다. ‘로보캅’등 여기저기서 짜집기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킬링타임용’. 그래도 3편까지 만들어졌다. (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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