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류풍운/길잃은 노모 밤늦게까지 함께 찾아

  • 입력 1998년 9월 7일 19시 13분


8월말. 치매 증세가 있는 팔순 노모가 치료차 서울에 오셨다가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파출소를 찾아갔다. 하지만 파출소에 가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경찰이나 공무원들은 말로만 친절봉사를 외칠뿐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사람들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편견이었다. 파출소에 들어서자 한 경찰아저씨가 경황이 없는 나를 친절하게 맞이했다. 그는 상세하게 경위를 물어보더니 신속하게 행정처리를 한뒤 어머님을 찾는데 함께 나섰다. 그와 나는 골목골목을 다니며 어머님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는 특히 나를 위로하며 어머님을 찾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며칠째 계속해서 도와주었다.

길을 헤매며 굶주리고 있을 노모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미는데 그의 도움은 얼마나 고맙고 믿음이 가던지…. 어머님께 불효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나는 힘을 얻고 어머님을 반드시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질수 있었다.

다행히 며칠뒤 시민의 제보로 어머님을 찾았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대방1동 파출소 류광욱경장의 고마움은 평생 잊을 수 없다.

류풍운(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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