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 우리에게 안겨진 것은 빚더미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전세방마저 비워주고 빈털터리가 된 채 눈물로 지새우며 힘든 세상을 원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실의에 빠져 있기엔 우리는 너무 젊었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다. 다행히 남편은 새 직장을 얻었고 나도 신문배달 우유배달 파출부 등 돈이 되는 일은 안하는 것 없이 남편을 도와 많은 세월을 빚 갚는데 소진했다.
아직 내집 한칸 마련하지 못하고 전세방에 살고 있다.하지만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 가정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는 남편이 곁에 있으니 부족할 게 없다.남편이 건강하기만 하면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행복이란 보물을 가슴에 품을 수 있으리라.
최상숙<경남 양산시 웅상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