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회창총재]『동반자로 대우한다면 與 도울것』

  • 입력 1998년 8월 31일 19시 2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신임총재는 31일 전당대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국경색의 근본원인은 여당의 야당파괴공작에 있다”며 “여당이 우리당을 국정의 동반자로서 대우한다면 결코 과거와 같은 야당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선 소감은….

“당원과 대의원들에게 감사할 뿐이고 막대한 책임을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다.”

―여당의 ‘의원 빼가기’에 대한 대응책은….

“여당이 발상을 바꿔야 한다. 또 우리당이 중심을 잡은 힘있는 야당으로 다시 태어난 이상 (의원들이) 당의 울타리가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여당의 야당파괴 증거가 있는가.

“증거를 따지기 이전에 공지의 사실이다.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정계개편을 공언했다. 여당이 야당을 동반자로서 대우한다면 우리도 도울 것이다.”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했는데….

“그동안 정말 마음 터놓고 정국을 논의하는 자리가 한번도 없었다. 이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회복하자는 것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나 여당이 여러가지 고려를 할 것으로 본다.”

―정치권 사정이나 경제청문회에 대한 생각은….

“정치인 사정이 지금처럼 보복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안된다. 정말 깨끗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여야를 가려서는 안된다. 종국적으로 정권이 후회하고 피해자가 될 것이다. 경제청문회도 지금 정부가 반년이 지나도록 경제가 바로잡히지 않아 이를 호도하기 위한 의도라면 있을 수 없다. 정략적 경제청문회는 나라와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비주류의 계파활동을 수용할 것인가.

“민주정당에 주류―비주류는 있게 마련이다. 다만 당권파―비당권파로 대립하는 양상은 정상적이지 않다. 앞으로 협조관계로 당을 운영해가겠다.”

―부총재 지명은 언제하는가.

“조만간 당의 틀을 다시 살펴보고 가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할 것이다.”

―당 분열을 막기위한 복안은….

“절대 분열은 없을 것이다. 당원 대다수가 당론을 모으길 바라고 있고 오늘의 투표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경기고 서울법대 출신의 이총재는 법조계에서 ‘소신판사’로 불렸고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거쳤다. 김영삼(金泳三)정부때 권력 핵심과 마찰을 빚어 총리직을 그만뒀으나 96년 4·11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39만여표차로 낙선한 그는 패배 8개월만에 김대중(金大中)정부에 맞서는 ‘강한 야당’의 총재로 복귀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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