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네팔의 「된장축구」 전도사 유기흥씨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29분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홀리데이인 호텔. 이 호텔에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은 청년들이 대거 묵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다름아닌 올 12월 방콕아시아경기 참가를 위해 맹훈련중인 네팔 축구국가대표선수들.

이 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바로 한국인 유기흥씨(50). 유씨는 유니폼이 모자라는 네팔 대표팀을 위해 한국에서 중고 유니폼을 공수해와 나눠준 것.

90년대초 한때 한국월드컵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던 유씨는 지난해 3월 네팔청소년축구팀 코치제의를 받고 이곳으로 왔다.

스피드와 투지를 강조하는 유감독의 한국식 훈련은 아시아축구의 하위권인 네팔축구 관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고 청소년팀을 지도한지 한달만에 국가대표 감독으로 영입됐다.

“이곳 선수들은 유럽이나 남미 축구보다 한국축구를 더 좋아해요. 기술보다는 투지와 열정을 배우고 싶어하지요.”

네팔대표선수들은 매일 세차례 기본훈련속에 하루도 빠짐없이 20㎞ 달리기를 하며 스피드와 체력을 기르는 등 한국축구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있다.

체력보강을 위해서는 육식이 필요한데도 대부분 힌두교 및 이슬람교신자인 선수들이 채식만을 고집하는 것이 큰 애로라는 유감독은 이들에게 한국축구의 진수를 전수하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카트만두〓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