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비제이 싱 스토리]프로입문 16년만에 인간승리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29분


‘검은 진주’ 비제이 싱(35·피지).

올시즌 첫 미국PGA 투어 2주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시즌 상금1위에 올라 주가 급상승을 과시하고 있지만 그의 골프와의 투쟁은 힘겨운 것이었다.

인도태생으로 피지에서 성장한 그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세때. 공항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를 따라 공항부설 골프장에서 캐디로 출발한 그는 82년 가까스로 프로에 데뷔했다.

희망에 부풀어있던 그는 85년 인도네시아투어에서 스코어 오기로 3년 출장정지를 당해 프로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출장정지 기간에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등에서 골프장의 골프숍 점원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며 재기를 꿈꿔왔다.

그가 미국 PGA에 진출한 것은 93년.

몸을 돌보지 않는 각고의 노력으로 당당히 재기한 그는 PGA진출후 시즌 평균 24개 대회에 참가하는 ‘괴력’을 발휘한 끝에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머쥐며 보란 듯이 세계정상급 대열에 올라섰다.

그의 강점은 어려운 코스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

그는 “무더위에 맨땅 골프장에서 연습한 것에 비하면 지금 경기를 하는 모든 골프장은 낙원”이라고 말한다. 그의 이름 비제이는 인도어로 ‘승리’를 뜻한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그는 자신의 이름값을 그야말로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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