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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23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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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들어간 직후 5개월가량은 그야말로 재테크의 황금기였다. 돈만 있으면 ‘고금리 열매’를 얼마든지 따먹을 수 있었다. 그런 기회는 아마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IMF 제2기. ‘재테크의 혼돈기’라고 부를 정도로 돈 굴리기가 상당히 힘든 시절이다.
금융기관의 도산 가능성 여부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그 다음에는 원금 떼일 걱정을 해야 한다. 이자는 뚝 떨어져 저축할 재미가 반감됐다.
이런 때는 과연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금융 혼란기에 대응한 ‘신(新)재테크 10계명’을 소개한다.
①예금자 보호대상인지 확인한다〓안전한 금융기관이라면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하든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안전한 곳 찾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돈을 맡기는 순간 걱정부터 앞서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원리금을 지급보장하는 상품, 즉 예금자 보호법에 ‘보장’명시가 돼있는 금융상품을 고르라는 얘기다.
②원리금 보장 신상품을 활용한다〓예금자 보호법에는 ‘금융기관 파산시’ 예금액이 2천만원을 넘으면 원금만 보장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조흥 평화 한미 등 일부 은행은 예금액과 상관없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는 틈새상품을 내놓았다. 매월 발생하는 이자를 원금에 가산하기 때문에 예금액이 2천만원을 넘더라도 안전하다는 게 은행측 설명.
③투자기간은 3개월로 한다〓현재 연 12%대인 시중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알 수 없다. 향후 구조조정 일정을 감안할 때 상승전망이 우세하다. 장기확정형 상품보다는 단기상품으로 운용하다가 금리 상승시 갈아타는게 현명할 듯. CD연동정기예금이 안성맞춤이다.
④회사채투자는 삼가는 게 좋다〓8월부터는 보증보험이 지급보증을 선 회사채가 원리금 보장대상에서 제외됐다. 투자위험이 커졌다는 얘기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회사채투자를 피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
⑤신종적립신탁에 추가 예치한다〓기존 신종신탁 가입자는 새로 통장을 트는 것보다 신종신탁에 추가 예치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우량은행 신종신탁 배당률은 현재 연 15∼16%선. 금리하락에도 불구, 연말까지 연 13%대 유지는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고작 연 10∼11%선이다.
⑥외화예금에도 신경을 써야할 때〓환(換)테크를 모르면 손해를 보는 게 요즘이다. 외환관리규정이 대폭 완화되면서 이제는 주민등록증만 제시하면 은행에서 달러를 매입, 외화예금 계좌를 개설할수있다.외화정기예금의경우금리수준이 연 8.5%로 환차익만 더해진다면 꽤 짭짤할 듯.
⑦대출 시기는 가급적 늦춘다〓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내렸다. 그러나 대출금리 하락폭은 2%포인트 안팎으로 그야말로 소폭이다. 향후 대출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출시기를 가급적 늦추는 게 유리할 전망.
⑧갈아탈 상품을 정한뒤 해약한다〓금융상품별 금리가 ‘도토리 키재기’수준이라면 만기가 됐다고해서 서둘러 해약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금융상품은 만기후에도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를 준다. 해약하고 나서 다음 투자상품을 고르지 못해 저축예금에 묻어둔다면 그게 오히려 손해다. 해약시점에 재테크 전문가와 반드시 상의하도록 하자.
⑨세금우대상품 활용은 기본〓9월부터 이자소득세율이 현재의 22%에서 24.2%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세금우대상품의 투자메리트가 더욱 높아졌다. 가족명의를 활용하고 소액채권저축 소액가계저축 등 각 군별로 한도껏 저축한다.
⑩순수보장형 보험가입은 필수〓어려울 때일수록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가입은 필수다. 다만 보험료가 비싼 만기환급형 보험보다는 보험료가 월 1만∼2만원으로 저렴한 순수보장형 보험을 적극 활용한다.
(도움말 한미은행 이건홍과장, 신한은행 서성호과장,보람은행 민병걸대리)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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