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경우는 극단적이라 하더라도 ‘먹고 싶은 본능’과의 싸움은 결코 쉽지 않다. 적게 수고하면서 살을 빼는 방법은? 그 해답으로 최근 호르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허기를 속이거나’ ‘많이 먹어도 체내에 덜 흡수되게 하는’ 호르몬을 비만치료에 활용한다는 것.
▼식욕억제 호르몬 연구는 어디까지〓‘렙틴’ ‘뉴로펩타이드Y’ ‘갈라닌’ 등 식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의 체내 작용방식에 대해서는 연구 단계. 이 중 95년 미국의 록펠러대와 하워드휴즈병원 연구소가 발견한 렙틴의 역할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렙틴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했을 때 뇌에 ‘배가 부르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 비만한 사람은 렙틴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거나 렙틴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뇌세포의 수용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 렙틴은 현재 임상실험 중.
▼지방을 근육으로 바꾸는 호르몬요법〓‘성장호르몬’은 체지방을 근육으로 바꾼다. 식이요법과 함께 사용하면 더 큰 효과. 지난해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비만클리닉 남수연교수팀이 4개월 동안 비만환자 20명에게 매일 한 끼 식사분인 5백㎉만을 준 식이요법을 실시. 식이요법만 사용한 집단은 체중이 1㎏ 감소할 때 체지방이 5백∼6백g 줄었으나 식이요법과 함께 성장호르몬을 투여한 집단은 체지방이 9백g 이상 감소. 성장호르몬은 또 활발히 움직일수록 많이 나온다.
▼치료에 사용 중인 호르몬〓갑상선 질환으로 갑상선호르몬이 적어지면 신진대사가 늦어져 체중이 증가. 이 때는 갑상선호르몬을 투여. 또 스테로이드호르몬 ‘코르티솔’이 많아지면 식욕은 왕성해지지만 에너지소모율은 떨어져 체중 증가. 특히 일상생활에서 관절염약 등 스테로이드제제를 남용하는 것은 금물.
(도움말〓연세대의대 내분비내과 허갑범교수 02―361―5416, 인제대의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이병두교수 02―950―1915)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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