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아「레토나」시승기]87마력 거센 힘 질주

입력 1998-07-23 19:55수정 2009-09-2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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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다. 마음 같아선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안으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지옥같은 교통체증 걱정에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목욕탕처럼 사람들로 빼곡한 해수욕장도 생각만 해도 더워진다.

이럴땐 남들이 찾지 않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길이 아니면 어떠랴. 다른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곳에 가기 위해선 지프형 자동차가 필수조건.

기아자동차가 최근 전통 지프형 4륜구동 ‘레토나’를 선보였다. 97년 군기동장비로 선정돼, 민수용 판매는 물론 군용으로도 사용되는 차종이다. 가격은 디젤 보통형(DLX) 1천2백90만원, 고급형(S/DLX) 1천4백20만원이며 휘발유용은 1천3백10만원.

지난 18일 레토나를 이끌고 무작정 인근 비포장 도로를 찾아 나섰다.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경기 용인 포곡면 에버랜드 인근 산길. 호암미술관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왼쪽에 계곡을 끼고 호젓한 산길이 나온다.

90년 기아계열 아시아자동차에서 록스타를 선보인지 8년만에 새단장한 레토나는 디젤의 경우 록스타(2천2백㏄)보다 2백㏄ 적은 2천㏄. 하지만 터보와 인터쿨러등 보조장치의 도움으로 87마력을 낼 수 있어 구형보다 오히려 17마력이 높다.

고속도로를 포함한 포장도로에서 레토나는 소음도 비교적 적고 무리없이 달려주었다. 록스타보다 폭이 11㎝, 길이가 28㎝ 늘어난 것이 주행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한 듯 하다.

록스타가 화물차처럼 뒷바퀴에 판스프링을 사용한 반면 레토나는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코일스프링을 채택, 노면충격을 보다 많이 흡수해 피로감을 덜어준다.

녹음으로 우거진 산길을 오르는 레토나의 발걸음은 가볍다. 구형에서는 평소 2륜구동으로 달리다 4륜으로 전환하려면 일단 차에서 내려 앞바퀴 가운데 있는 전환허브를 돌려야 했다.

그러나 레토나는 시속 80㎞내에서는 운전석에서 보조 변속레버를 움직여주기만 하면 4륜구동으로 바꿀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중간에 계곡과 물구덩이를 만났지만 레토나를 멈출 수는 없었다. 하지만 험로는 험로.레토나에게도 위기가 다가왔다. 그저 풀밭으로만 보이던 곳이 자연의 ‘위장된’ 늪. 4륜구동이지만 네바퀴가 모두 늪에 빠지자 꼼짝없이 발목을 붙잡혔다.

미리 준비한 삽과 철판을 이용해 한시간여 씨름끝에 간신히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값진 노동’은 이름모를 산새의 노래를 들으며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취하는 낮잠을 더욱 달게 만들었다.

수도권에서 험로(off road)주행 동호인들에게 인기있는 곳으로는 경기 가평에서 3백63번 국도를 따라 명지산과 화악산 사이로 광덕까지 이어지는 비포장 코스. 역시 3백63번 국도에서 화악산쪽 코스와 포천 일동에서 47번 국도를 따라 강씨봉으로 이어지는 곳도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유명코스 외에도 경치가 훌륭한 비포장도로는 많다.

〈용인〓전 창·정재균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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