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달러환율이 뭔지…』「준비된 中企」도 운다

  • 입력 1998년 7월 22일 19시 03분


“환율이 또 뛸까봐 대비를 했더니 오히려 유비유환(有備有患)이네요.”

중소 기계 무역업체인 인천의 D사. 올 2월부터 수출대금을 외화예금에 예치해 뒀다가 요즘 뜻밖의 낭패를 보고 있다. D사가 올초부터 은행에 넣어둔 외화예금은 4백만달러. 작년말 환율폭등으로 혼쭐이 난 정모사장 나름의 ‘환리스크 대책’이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달러환율이 한달새 1백원(7%)이나 떨어지는 통에 가만히 앉아서 28만달러를 손해 봤다. 상황은 정반대이지만 결과적으론 작년말의 ‘악몽’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

“다들 환율이 당분간 1천4백원대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해서 그럴 줄로 철석같이 믿었는데….”

정모사장은 ‘럭비공 같은’ 환율 변동에 질렸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D사처럼 종잡을 수 없는 환율 때문에 ‘생돈’을 날리고 있는 중소수출업체들이 많다. 선물환 거래 등 다양한 환리스크 기법을 구사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무역업체들은 달러를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것이 고작. 환율이 요즘처럼 급락하게 되면 꼼짝없이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이자 차이로 인한 손해도 적잖다. 달러예금의 이자는 정기 7%, 보통예금 1.7% 수준으로 원화 예금의 절반에 불과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젠 중소업체들도 외환관리 노하우에 눈을 떠야 할 때가 됐다”고 충고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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